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면 형법이나 특별법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때에 여러 개의 범죄를 동시에 저지르게 되었다면, 비슷해 보이는 사건이라도 각자의 상황과 접근 방식에 따라서 처벌 수위가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경합범의 뜻과 처벌, 그리고 관련 범죄 혐의를 받았을 때에 대처 방안입니다.
경합범 뜻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 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경합범에는 1개의 행위가 2개의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범'과,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범죄를 범한 '실체적 경합범'이 있습니다. 실체적 경합범을 '병합죄'라고 하며, 보통의 경합범이 이에 속하게 됩니다.
만약에 공문서를 위조하였고 이를 행사하였다면, '공문서위조죄'와 '위조공문서행사죄'가 따로 성립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사후적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만약 한 사람이 절도죄와 횡령죄, 사기죄, 살인죄를 순차적으로 범하였고, 그중 아직 확정재판을 받은 것이 없는 경우라면 전부가 경합범이 됩니다.
그리고 네 가지 중에서 횡령죄에 대하여 재판이 확정되었고 절도죄는 그 확정 이전에 행위하였으며 사기죄와 살인죄는 그 확정 이후에 행하여진 경우, 절도죄와 횡령죄로 제1의 경합범, 사기죄와 살인죄는 제2의 경합범이 성립되는 것이죠.
경합범 처벌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때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이 사형이나 무기징역, 무기금고인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을 합니다.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이 위에서 언급한 형 외의 같은 종류의 형인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1/2까지 가중합니다. 이 경우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 없어요.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이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외의 다른 종류의 형인 경우에는 병과 하며,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때에 징역과 금고는 같은 종류의 형으로 보아 징역형으로 처벌하게 됩니다.
또한 형법 55조 1항에 의하면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1/2로 합니다.
판결을 받지 않은 경합범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는 경우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합니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경합범에 의한 판결의 선고를 받은 자가 경합범 중의 어떤 죄에 대하여 사면이나 형의 집행이 면제된 경우라면 다른 죄에 대하여 다시 형을 정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 형의 집행에 있어서는 이미 집행한 형기를 통산하게 됩니다.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의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경합범이 동시에 재판되는 경우에는, 그중 일부가 뒤늦게 발각되어서 따로 재판을 받는 경우보다 유리한 판결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경합범에 대하여 따로 재판이 되는 경우에도 형의 집행에 있어서는 동시재판의 경우와 가까운 결과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합범 사례
A는 수 회에 걸쳐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되어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각각 한 차례씩 같은 마약을 판매하거나 판매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경합범 관계에 있는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범죄의 형량 1/2까지 가중하며, 일부 범죄에 대해 형이 확정된 경우 남은 범죄에 대해서는 '경합범에 대한 형량감경 원칙'을 적용하여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마약판매죄는 징역 5년 이상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법률상 형기를 반으로 줄일 경우 2년 6개월 이상의 징역으로, 감경을 할 경우 최저 징역 1년 3개월까지 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죠.
이 사건에서 1심은 법률상 감경설에 따라 각종 양형조건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고, 2심에서는 경합범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여 징역 6개월을 선고하였습니다.
만약 추가로 기소된 범죄를 이전에 형을 받을 때에 함께 처벌받았다면 확정된 징역 4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처벌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하였습니다. 사후적 경합범에 대하여 감형을 할 때에는 형기의 1/2까지만 감경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이었습니다.
이처럼 경합범의 경우 각자 마주한 사안과 적용할 수 있는 법률 조항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때문에 여러 가지 범죄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다면 보다 빠르게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유리한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변호사 최병석 법률사무소는 법무부 형사사법특별위원회 위원직 등을 맡고 있으며, 재판 경험뿐 아니라 관련 기관 자문 활동으로 수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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